
솔직히 말하자.
나는 삼성SDI에 허리가 끊길 만큼 물려 있는 주주다.
아무리 객관적으로 보려 해도, 매일 계좌를 볼 때마다 마음은 무너진다.
하지만 이번엔 감정을 내려놓고 삼성SDI의 현재 위치와 미래 가능성을 진지하게 분석해보려 한다.
지금 이 회사는 정말 저평가일까? 아니면 구조적으로 성장성이 꺾인 걸까?
삼성SDI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- 배터리 3사 실적 비교
먼저 국내 2차전지 대표 3사의 실적을 비교해보자.
[국내 배터리 기업 실적 비교]
기업명 | 2024년 예상 매출(조원) | 2024년 영업이익률(%) |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(%) | 2025년 매출 가이던스(조원) |
삼성SDI | 23 | 7.5 | -3.0 | 25 |
LG에너지솔루션 | 30 | 4.2 | 2.5 | 33 |
SK온 | 10 | -5.0 | -10.0 | 11 |
삼성SDI는 영업이익률 면에서는 여전히 탄탄하지만, 매출 성장성에서는 LG엔솔보다도 낮다.
수익성은 있으나, 성장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평이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다.
삼성SDI의 매출 구조 - 어떤 제품으로 버티고 있을까?
[삼성SDI 배터리 제품 구성]
배터리 제품군 | 주요 고객사 | 2024년 제품별 매출 비중(%) 예상 | 영업이익률(%) |
원통형 배터리 | BMW, 미니 | 45 | 10 |
각형 배터리 | Stellantis | 35 | 7 |
ESS용 배터리 | 국내외 전력 회사 | 20 | 3 |
- 원통형 배터리는 프리미엄 차량 중심으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지만,
- 각형 배터리와 **ESS(에너지저장장치)**는 수익성은 떨어지며,
- 전반적으로 대량생산 체제의 중국 배터리 업체와는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.
유상증자 – 투자냐 꼼수냐
삼성SDI는 최근 1.5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.
표면적으로는 미국 합작법인 투자 확대 목적이지만, 투자자들은 이렇게 묻고 있다.
“지금 돈이 필요한 건 알겠는데, 그걸 왜 우리 돈으로 하냐?”
“내부 유보금이나 회사채는 어디로 갔냐고.”
게다가 발표 시점도 문제다.
상법 개정 전, 증자 요건이 까다로워지기 직전 시점에 유상증자를 밀어붙였다.
이건 의도라 해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한 타이밍이었다.
전고체 배터리 – 정말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?
삼성SDI가 내세우는 미래 전략 중 하나는 **전고체 배터리(All Solid-State Battery, ASB)**다.
이는 폭발 위험이 적고, 에너지 밀도가 높은 차세대 배터리로, 이론적으로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다.
- 삼성SDI 목표: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
- 현재 상황: 파일럿 라인 테스트 단계, 아직 시장에 나온 제품 없음
- 경쟁사들: 도요타, LG에너지솔루션 등도 비슷한 시기 양산 목표
→ 현실적으로 양산 가능성은 있으나, 경쟁 격차는 크지 않음
→ 이 기술 하나로 주가가 반등하려면 더 구체적인 실체가 필요
그리고 더 큰 문제는, 시장 자체가 죽어있다는 것
솔직히 회사만 힘든 게 아니다.
전기차 시장 자체가 지금 글로벌하게 침체에 빠져 있다.
- 테슬라가 가격을 깎아도 수요는 예전 같지 않고,
- 중국 전기차는 과잉 생산으로 도매가보다 싸게 뿌려지고 있으며,
- 미국과 유럽은 경기 둔화로 EV 소비 심리 자체가 약해진 상태다.
"내가 잘 만들어도, 팔 데가 없다"
지금 삼성SDI의 현실이 그렇다.
이건 단순한 업황 문제를 넘어서,
전고체가 상용화돼도, 시장이 회복 안 되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삼성SDI는 무너지지 않는다
분명 삼성SDI는 지금 투자자들에게 상처를 준 기업이다.
하지만 기업 자체가 무너질 정도로 취약하지는 않다.
- 글로벌 프리미엄 고객사 다수 확보
- 적자는 안 나는 견고한 수익 구조
- 북미 공장 확장 + IRA 보조금 기대
- 전고체 배터리로 재도약 시도
지극히 주관적인 결론
삼성SDI는 지금 성장 스토리가 끊긴 배터리 기업이다.
기술력도 있고 수익성도 있지만,
시장에 먹힐 “이야기”가 없다는 것이 지금 주가의 이유다.
나는 아직도 이 회사에 물려 있지만,
냉정하게 바라보면 단기 반등은 어렵고,
모든 기대는 결국 2026~2027년 이후로 밀려 있다.
만약 이 회사가 전고체 배터리를 실현하고,
미국 시장에서 확실한 매출 성장을 보여준다면,
그땐 다시 “삼성SDI 시대”가 올지도 모른다.
하지만 그 전까진,
이건 기술주가 아니라, 제조주에 더 가깝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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